제태크

갈 수록 매매할 종목이 없습니다.

코드빌더 2023. 8. 27. 22:16

기술적 분석을 처음 배울 때는 무엇을 매매할지 몰랐습니다.

 

어떤 종목이든 지지 저항 추세선 매물대를 작도하면 다 맞아떨어지는 것만 같았거든요.

 

회원제를 유도하는 유튜버가 알려주는대로 그려내면 곧 강남의 빌딩이 내 것이 될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종목이 내게 돈을 벌어줄 것만 같았고, 매매에 들어가면 1분봉 5분봉 단타 스윙까지 별 것 아닌 것으로 알았습니다.

 

굉장한 흥분 상태로 매매를 했던것 같습니다.

 

종목 선정이랄것도 없고... 그냥 어떤 종목이든 좋아 보이면 억지로 끼워 맞춘 것이죠.

 

그것이 맞고 틀리고를 구분하는 눈도 없었고요.

뭐 이런 식으로... 맥락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빨간색으로 삼각수렴 작도해 놓고 롱 숏 롱 숏 고배로 반복하다 보면 3,4번 만에 잔고는 10토막.

 

삼각 수렴 자체가 의미 없는 패턴이고, 적용하게 돼도 고점에서 횡보할 때에 저점을 '예상' 하는 측정 도구일 뿐 추세를 알 수 있는 도구는 아닙니다. 그런 것을 아예 몰랐던 것이죠.

 

추세가 나오지도 않은 단순 횡보 자리에서 저점을 이은 추세선을 그어놓고 닿을 때마다 고배 롱을 친다던가, 거꾸로 이 자리 뚫리면 급락이라면서 꼬리가 긴 계단식 하락에서 추격 숏을 치다가 청산당하기도 했습니다.

 

너무 많았죠.

 

애초에 시나리오 매매를 5분봉을 가지고 한다는 것도 웃긴 일입니다만.

 

지금 생각해 보면 도대체 뭘 근거로 그런 큰돈을 걸고 매매를 했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어느 정도 눈이 뜨이고 난 후에는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내가 돈을 벌어도 왜 번지 알 수 없고, 잃어도 왜 잃었는지 알 수 없더군요.

 

성공의 경험을 다른 시도에 이식하면 몇 번 지나지 않아 비웃듯이 실패했습니다.

 

실패의 경험에 계속해서 회피한 움직임이 갑자기 이유도 모른 채 예측한 방향대로 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 종목만 따라가면서 계속 매매를 했습니다.

 

비트코인이면 비트코인 이더리움이면 이더리움, 리플이면 리플 이렇게 말이죠.

 

그러다 보니 매매를 하면 안 되는 구간에서 매매를 하게 됩니다.

 

한 종목을 가지고 매매를 하다 보면 상승과 횡보 하락과 횡보.. 각종 휩쏘 움직임들과 지표나 호재에 따른 움직임을 한 싸이클로 경험하는데 수년이나 걸리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움직임이 나타나게 될 경우 대처를 못하는 것이죠...

 

하락장에도 강하게 상승하는 종목은 있고, 상승장에도 횡보하는 종목은 있으며, 실물 경기가 활성화돼 대중들이 주식에 관심을 멀리할 때에도 가파르게 상승하는 종목은 있습니다.

 

즉, 한 종목만 매매한다면 몇 년의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다양한 경험들이 사실 오늘 어떤 종목들에는 전부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깨닫고 서서히 눈을 뜨게 됩니다.

 

비트가 주말장 횡보하고 있는 지금, 이렇게 가파른 상승을 준비하는 종목도 있으며

  

반대로 세상이 망한 거처럼 답 없는 흐름을 보여주는 종목도 있습니다.

 

그리고 형태상 유사한 차트가 시간이 지나 보면 다르게 전개되는 경우도 있죠.

 

이러한 경험을 매일매일 하다 보면 어떻게 될까요?

 

첫째, 차트의 힘이 보이게 됩니다. 형태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 없거나 반드시 없어야 하는 게 있는 것들은 힘이 없다고 판단을 하게 됩니다. 전 같으면 이거 oo 패턴이네!라고 달려들던 것에 반응하지 않게 됩니다.

 

둘째, 종목에 대한 미련이 사라집니다. 오늘 어떤 종목의 강한 추세를 놓치더라도, 내일은 다른 종목에서 그런 추세보다 더 강한 추세가 출현하는 종목이 있다는 확신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뭐 쓰자면 엄청 많습니다만...

 

결국은 갈수록 매매할 종목을 찾기가 힘들어진다는 얘기입니다.

 

이전에 이런 빈약한 도구와 믿음을 가지고 어떻게 매매했는지 스스로에게 놀라웠듯이, 저는 요즘 느낍니다.

 

전에는 어떻게 이런 종목을 붙잡고 있었지...? 아니 시장에 이렇게 많은 종목이 있었는데 이렇게 매매할 종목이 없던가...

 

글이 상당히 난잡합니다만, 이 블로그에는 그냥 이렇게 쓰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이런 식으로 글 쓰면 지수가 내려가서 여기다 쓰는 목적도 있고요.

 

어차피 간절한 사람은 어떻게든 해석해서 내 것으로 만들거든요...

 

아무리 멀끔하게 잘 써도, 개판으로 써도 실제 그것을 연습하고 내것으로 만드는 능동적인 인간의 비율은 정해져 있으니까요.